신화/메소포타미아 신화

메소포타미아 - 엔키

김마농 2009. 4. 19. 19:05
Enki, 에아 Ea

가장 현명한 신인 엔키는 아프수를 죽이고 만물의 신이 된다. <에누마 엘리시>에서는 하늘의 신 안과 대지의 여신 키 사이에서 태어난 신으로서, 아프수(신이자 지하수이기도 한)를 잠들게 한 뒤에 죽인다. 그리고 나서는 엔키는 아프수 대신 최고신의 자리에 오르고, 아내인 담키나(Damkina)는 마르두크를 낳는다.

가끔 반은 사람, 반은 물고기의 형상으로 묘사되곤 하는 엔키는 세계의 질서를 만들어내고, 메(우주를 지배하는 신성한 법과 규칙과 규율)을 유지하는 신으로 묘사된다. 메를 소유한 것은 최고의 힘을 지녔음을 의미한다. 

한 이야기에 따르면, 이난나가 엔키를 찾아와 술에 취하게 한 뒤 메를 달라고 설득하는데 성공하여 그것을 자신의 도시인 우루크로 가져간다. 

모든 마법 지식의 원천인 엔키는 인간에게 예술과 공예를 가르쳐주었다. 또 쟁기를 발명하고, 강을 물고기로 채우고, 민물을 지배한다. 땅의 풍요와 그의 생식력 사이의 관계는 '물'과 '정액'을 나타내는 바빌로니아어으 ㅣ단어가 서로 유사한 데서 드러난다. 

또 다른 이야기에 따르면, 엔키는 딜문이라는 황량한 섬에 물을 가져다주는데, 많은 성서학자들은 딜문이 사우디아라비아 앞바다에 위치한 바레인이라고 주아했다. 그 후 딜문은 동물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사람이 병들거나 늙지도 않는 목가적인 낙원으로 변했다. 많은 학자는 미소포타미아의 이 낙원이 <성서>에 나오는 에덴 동산에 영감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상의 이 두 낙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점도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에 따르면, 엔키는 자기 딸들과 손녀들 과 일련의 근친 상간을 통해 여신 집단의 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아내인 닌후르사가는 엔키가 딸들과 정을 통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하여 저주를 내려 엔키의 몸 여덟 군데에 병이 들게 하는데, 엔키는 닌후르사가와 성교를 한 뒤에야 병이 낫는다. 이신화는 근친 상간적 강간과 방종한 성생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만들어진것으로 보인다.

물의 신인 엔키는 두 차례에 걸친 메소포타미아의 대홍수 사건에도 주역으로 등장한다.